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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종진의 과학 이야기- 태양의 끝자락

밤하늘에 빼곡히 빛나는 별 사이로 은하수가 흐르는 것이 보인다. 하늘에 꽉 차 있는 별은 전부 우리 은하에 속한 별이다. 우리 은하의 이름은 은하수인데 태양과 같은 별 약 2~4천억 개가 모여있다고 추측한다. 은하수와 가장 가까운 이웃 은하는 안드로메다은하로 은하수의 약 2배 정도 크기다. 만약 안드로메다은하에 사는 친구가 그곳에서 은하수를 보면 두 은하 사이의 거리가 너무 멀어서 은하수는 마치 작은 별 하나처럼 반짝이고 있을 것이다. 지구의 밤하늘에 마치 별처럼 반짝이는 안드로메다은하의 모습이 그 증거다.     안드로메다은하는 우리가 맨눈으로 볼 수 있는 몇 안 되는 은하 중 하나다. 더 멀리 떨어진 은하는 망원경으로 봐야 흡사 하나의 별처럼 반짝이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은하수 은하에 산재한 수 많은 별 중 하나가 우리의 별인 태양이고 각각의 별은 그들만의 행성을 갖기도 하는데 태양이란 별에는 여덟 개의 행성이 그 주위를 공전한다.     태양에서 가장 멀리 떨어져 있는 행성인 해왕성은 중심성으로부터의 거리가 자그마치 45억km나 되는데 지구를 출발한 보이저 2호는 12년 걸려서 해왕성을 지났다. 한 달 늦게 떠난 형제 우주선 보이저 1호는 지금까지 47년 동안 날아서 태양에서 244억km 되는 곳을 비행하고 있는데 이는 빛이 22시간 걸리는 먼 곳이다. 현재 보이저 1호가 날고 있는 곳을 별과 별 사이의 공간이란 뜻에서 성간(星間)이라고 한다.     지금은 왜소행성으로 격하된 명왕성의 궤도부터 카이퍼벨트라고 부르는데 명왕성 같은 왜소행성뿐만 아니라 얼어붙은 암석 덩어리도 수없이 많이 떠다니는 곳으로 태양 빛조차 6시간 걸려야 도착한다. 대체로 얼음 덩어리나 운석이 주를 이루는데 태양계가 형성될 때 행성이 되지 못한 것들이 모여있는 곳이다. 얼음 조각 하나가 태양의 중력에 끌려 태양계 안쪽으로 들어온 것을 혜성이라고 하는데 지구에서 관찰할 때 긴 꼬리를 갖는 모습으로 보이는 천체다.     그 바깥은 오르트구름이라고 하며 태양 빛이 1년 정도 가는 먼 곳까지다. 대체로 얼음으로 된 작은 천체로 이루어졌으며 어쩌다 그중 하나가 태양에 끌려 안쪽으로 들어온 천체를 역시 혜성이라고 한다. 비교적 가까운 카이퍼벨트에서 떨어져 나온 천체를 단주기 혜성이라고 하고, 먼 오르트구름에서 시작한 것은 장주기 혜성이라고 구분한다. 75년에 한 번씩 찾아오는 핼리 혜성은 단주기 혜성이다. 그러므로 혜성은 태양의 끝자락에 있는 카이퍼벨트나 오르트구름에서 기원한 천체다. 이렇듯 태양은 대체로 1광년 정도까지 자신의 영향을 미친다.   태양계의 끝은 너무 멀어서 아직 정밀한 관측이 쉽지 않다. 왜소행성인 명왕성 궤도부터 카이퍼벨트가 시작한다고 말할 수 있는데 2006년 미국의 뉴허라이즌스호가 명왕성 탐사를 떠난 지 반년 후에 명왕성은 행성 지위를 잃었다. 그 후 수많은 난관을 극복하고 지구를 떠난 지 10년이 채 못 되어 명왕성 근접 비행에 성공했고 2030년경에야 카이퍼벨트를 지나 오르트구름에 이를 예정이다.   은하수에는 태양 같은 별이 수천억 개나 있다고 하는데 각각의 별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우리 태양계처럼 어마어마한 세상이 그 속에 있다. 여기서 끝이 아니다 그런 은하 집단이 조 단위 이상 모여서 비로소 우리가 말하는 우주가 된다니 도저히 상상조차 되지 않는다. (작가)     박종진박종진 이야기 태양계 안쪽 우리 태양계 은하수 은하

2025-02-14

박종진의 과학 이야기 - 삼체문제

얼마 전에 넷플릭스에서 공상과학 드라마 '삼체'를 방송했다. 여기서는 TV 드라마를 소개하려는 것이 아니라 단어 자체가 생소한 삼체가 무엇인지 알아보려고 한다. 삼체란 글자 그대로 세 개의 천체를 뜻한다. 천체란 태양, 화성, 소행성, 달, 별 같은 하늘에 떠있는 물체를 말하는데 그런 천체의 삼각관계라고 생각하면 쉽다. 그러므로 삼체의 좋은 예로는 우선 태양과 지구, 그리고 달을 들 수 있다.     삼체문제를 처음으로 고민한 사람은 아이작 뉴턴이다. 사실 뉴턴이 밝혀낸 만유인력은 두 물체 간에 성립되는 법칙이다. 태양과 지구, 혹은 지구와 달 사이에 작용하는 인력에 관한 법칙이다. 쉽게 얘기해서 질량을 가진 두 물체는 서로 당기는 인력이란 힘이 있는데 이 힘은 두 물체 질량의 곱에 비례하고 두 물체 간 거리의 제곱에 반비례한다는 것이다. 이것이 바로 그 유명한 만유인력의 법칙이다.   그런데 문제는 이 우주에는 엄청나게 많은 천체가 있어서 만약 천체 하나가 더 추가되어 두 천체의 관계가 아니라 세 개 이상의 천체 사이에서의 만유인력은 어떻게 작용하는가 하는 것이다. 심지어 뉴턴은 만유인력의 법칙을 발표한 책 ‘자연철학의 수학적 원리’에 삼체문제를 소개했지만, 결국 '전능하신 하나님이 태양계를 굽어살피시고 있다'라는 말로 꼬리를 내렸다고 한다. 삼체문제는 아직도 해결되지 않은 난제 중의 난제다.   지구가 속한 항성계인 태양계에는 중심성이 딱 한 개 있다. 태양이란 이름의 홑별 주위를 여덟 개의 행성이 공전하는 것이 우리 태양계다. 그래서 우리는 은하의 모든 항성계에는 중심성이 하나일 것으로 생각하지만, 사실 태양계를 제외한 항성계에는 두 개의 별 주위를 여러 행성이 공전하는 쌍성계도 많고, 세 개의 별이 중심이 되어 그 주위에 행성을 거느린 삼중성계도 있으며, 그 이상의 별로 이루어진 다중성계도 있다. 태양에서 가장 가까운 이웃 별인 알파 센타우리가 바로 삼중성계다. 우리 태양계에서 약 4.3광년 떨어진 그곳에는 세 개의 중심성 주위를 행성들이 공전하고 있으므로 그중 아무 행성에서 하늘을 봐도 세 개의 태양을 볼 수 있다는 말이다.   TV 드라마에 등장하는 외계인은 우리 태양계 바깥 저 멀리서 문명을 이루었는데 그곳에는 태양이 세 개나 있다는 설정이다. 그러므로 세 개의 태양과 그들이 사는 행성의 얘기니까 사체가 맞는 말이지만, 중심에 있는 세 개의 항성에 비해 그들이 사는 행성이 상대적으로 무시할 만큼 작아서 그냥 삼체라고 한 것 같다. 세 개의 태양에 영향을 받는 행성 위의 삶이 불안정해서 어딘가 안전하게 살 수 있는 곳을 찾던 그들이 지구를 발견했지만, 그들이 지구까지 날아오는 수백 년 동안 이곳의 과학 기술이 더는 발달하지 못하게 해서 자기네가 정복하기 유리하게 만든다는 내용이다.   수소 원자는 원자핵 주위에 딱 한 개의 전자가 공전하고 있어서 핵과 전자 하나뿐인 단둘만의 관계이기 때문에 그 모형을 쉽게 추측할 수 있다고 한다. 그런데 그 다음 원소인 원자 번호 2번 헬륨은 원자핵 주위를 전자 두 개가 공전하므로 당연히 삼체문제가 생긴다. 하물며 전자가 세 개 이상인 원소들은 말할 나위도 없다. 그런 삼체문제는 여전히 해결 불가능하다. (작가)     박종진박종진 이야기 과학 이야기 공상과학 드라마 우리 태양계

2024-08-16

[박종진의 과학 이야기] 삼체문제

얼마 전에 넷플릭스에서 공상과학 드라마 '삼체'를 방송했다. 여기서는 TV 드라마를 소개하려는 것이 아니라 단어 자체가 생소한 삼체가 무엇인지 알아보려고 한다. 삼체란 글자 그대로 세 개의 천체를 뜻한다. 천체란 태양, 화성, 소행성, 달, 별 같은 하늘에 떠있는 물체를 말하는데 그런 천체의 삼각관계라고 생각하면 쉽다. 그러므로 삼체의 좋은 예로는 우선 태양과 지구, 그리고 달을 들 수 있다.     삼체문제를 처음으로 고민한 사람은 아이작 뉴턴이다. 사실 뉴턴이 밝혀낸 만유인력은 두 물체 간에 성립되는 법칙이다. 태양과 지구, 혹은 지구와 달 사이에 작용하는 인력에 관한 법칙이다. 쉽게 얘기해서 질량을 가진 두 물체는 서로 당기는 인력이란 힘이 있는데 이 힘은 두 물체 질량의 곱에 비례하고 두 물체 간 거리의 제곱에 반비례한다는 것이다. 이것이 바로 그 유명한 만유인력의 법칙이다.   그런데 문제는 이 우주에는 엄청나게 많은 천체가 있어서 만약 천체 하나가 더 추가되어 두 천체의 관계가 아니라 세 개 이상의 천체 사이에서의 만유인력은 어떻게 작용하는가 하는 것이다. 심지어 뉴턴은 만유인력의 법칙을 발표한 책 ‘자연철학의 수학적 원리’에 삼체문제를 소개했지만, 결국 '전능하신 하나님이 태양계를 굽어살피시고 있다'라는 말로 꼬리를 내렸다고 한다. 삼체문제는 아직도 해결되지 않은 난제 중의 난제다.   지구가 속한 항성계인 태양계에는 중심성이 딱 한 개 있다. 태양이란 이름의 홑별 주위를 여덟 개의 행성이 공전하는 것이 우리 태양계다. 그래서 우리는 은하의 모든 항성계에는 중심성이 하나일 것으로 생각하지만, 사실 태양계를 제외한 항성계에는 두 개의 별 주위를 여러 행성이 공전하는 쌍성계도 많고, 세 개의 별이 중심이 되어 그 주위에 행성을 거느린 삼중성계도 있으며, 그 이상의 별로 이루어진 다중성계도 있다. 태양에서 가장 가까운 이웃 별인 알파 센타우리가 바로 삼중성계다. 우리 태양계에서 약 4.3광년 떨어진 그곳에는 세 개의 중심성 주위를 행성들이 공전하고 있으므로 그중 아무 행성에서 하늘을 봐도 세 개의 태양을 볼 수 있다는 말이다.   TV 드라마에 등장하는 외계인은 우리 태양계 바깥 저 멀리서 문명을 이루었는데 그곳에는 태양이 세 개나 있다는 설정이다. 그러므로 세 개의 태양과 그들이 사는 행성의 얘기니까 사체가 맞는 말이지만, 중심에 있는 세 개의 항성에 비해 그들이 사는 행성이 상대적으로 무시할 만큼 작아서 그냥 삼체라고 한 것 같다. 세 개의 태양에 영향을 받는 행성 위의 삶이 불안정해서 어딘가 안전하게 살 수 있는 곳을 찾던 그들이 지구를 발견했지만, 그들이 지구까지 날아오는 수백 년 동안 이곳의 과학 기술이 더는 발달하지 못하게 해서 자기네가 정복하기 유리하게 만든다는 내용이다.   수소 원자는 원자핵 주위에 딱 한 개의 전자가 공전하고 있어서 핵과 전자 하나뿐인 단둘만의 관계이기 때문에 그 모형을 쉽게 추측할 수 있다고 한다. 그런데 그 다음 원소인 원자 번호 2번 헬륨은 원자핵 주위를 전자 두 개가 공전하므로 당연히 삼체문제가 생긴다. 하물며 전자가 세 개 이상인 원소들은 말할 나위도 없다. 그런 삼체문제는 여전히 해결 불가능하다. (작가)     박종진박종진의 과학 이야기 우리 태양계 사실 태양계 원자핵 주위

2024-08-16

[박종진의 과학 이야기] 소행성대

태양계의 행성 궤도 중 화성과 목성 사이에서 작은 천체가 무리를 지어 공전하고 있는데, 이를 소행성대라고 한다. 18세기 후반에 접어들 무렵 그때까지 알려진 태양계의 행성은 우리 맨 눈으로 볼 수 있는 수성, 금성, 지구, 화성, 목성, 토성 등 6개뿐이었다.     그런데 독일의 수학자 티티우스가 그 여섯 개 행성의 위치에서 어떤 규칙성을 발견했다. 그는 그것을 수학 공식으로 만들어서 n으로 잡은 항에 0부터 1, 2, 3 순서대로 숫자를 넣었더니 수성, 금성, 지구, 화성까지의 천문단위가 나왔다. 천문단위(AU)란 태양에서 지구까지의 거리를 기준으로 하여 1로 잡은 것이다. 그러므로 태양에서 지구까지가 1AU면 태양에서 해왕성까지의 거리는 30AU가 되는 식으로 태양계 내에서 거리의 단위로 편리하게 사용한다.     화성 다음 궤도에는 아무 것도 없어서 4를 건너뛰고 5를 넣어 계산했더니 목성까지의 천문단위가 나왔다. 몇 년 후 독일의 천문학자 보데가 이 공식을 세상에 소개했지만, 처음에는 과학적인 근거가 없어서 그다지 빛을 보지 못했다. 그런데 십여 년 후 윌리엄 허셜이 천왕성을 발견했다. 목성까지는 우리 맨눈에 보이지만 천왕성은 망원경을 이용해서 발견한 최초의 행성이었다.     그렇게 발견된 천왕성은 공교롭게도 티티우스의 공식에 6을 대입한 바로 그 자리에 있었다. 사람들은 환호성을 질렀고 정식으로 티티우스-보데의 공식이란 이름으로 자리 잡았다. 이에 자신이 붙자 이번에는 화성과 목성 사이의 아무 것도 없는 궤도, 즉 건너뛴 4를 넣은 곳을 뒤졌다. 티티우스는 하나님이 세상을 창조하실 때 그 자리를 비워 두지 않으셨을 것이라고 확신했다.     유레카! 결국, 거기서도 행성을 발견하고 세레스라고 이름 지었다. 그곳에는 세레스 말고도 덩치가 아주 작은 조각들이 무리 지어서 궤도를 돌고 있었는데 이 모든 것을 통틀어서 소행성대라고 한다. 세레스는 비록 덩치가 작기는 했지만 향후 반세기 동안 태양에서 다섯 번째에 있는 행성 노릇을 하다가 나중에 왜행성으로 분류되었다. 천왕성에 이어 세레스까지 발견한 과학자들은 티티우스-보데의 법칙을 의심 없이 믿었다. 그러나 그 후 발견된 해왕성과 명왕성이 그 공식에 맞지 않자 공식은 자연스럽게 사장되었다.   처음에는 행성이 깨지면서 그 잔해가 소행성대를 이루었다고 생각했으나, 조사 결과 바로 이웃의 덩치가 큰 목성의 중력이 원시 행성을 이룰 미행성(행성 재료)을 방해하여 계속 조각 상태로 떠다닌다는 것이다. 지구나 화성은 태양계가 생겼을 때 강착이란 과정을 겪으며 하나의 큰 행성으로 뭉쳐졌지만, 소행성대는 그런 과정이 없어서 아직도 작은 조각이 넓게 퍼져 그 궤도를 함께 공전 중인데 소행성대라고 부른다.     태양계는 안쪽으로 수성, 금성, 지구, 화성이 있고 다음에 소행성대가 공전하고 있으며, 그 외곽에 목성, 토성, 천왕성, 해왕성이 돌고 있고 그 바깥이 카이퍼벨트이며 태양에서 거의 1광년 떨어진 곳에 오르트 구름대가 있는데 태양의 중력이 거기까지 미친다고 한다. 우리 태양도 그런 별 중 하나이고 이것이 밤하늘에서 보일락 말락 반짝거리는 별의 속 모습이다. 우리 태양계에는 8개의 행성과 행성이 되지 못하고 떠도는 소행성대가 있다. (작가)     박종진박종진의 과학 이야기 소행성대 우리 태양계 행성 궤도 화성 목성

2023-04-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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